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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박사유학스토리]

[미국박사도전-7] 두번째 고비 = 프릴림 (Prelim Exam 또는 Comprehensive Ex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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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이 망할놈의 프릴림 시험을 드디어 보고, 겨우 통과하였다.

박사과정은 대개 3개의 중요한 시험이 있는데, 한 시험 통과할때마다 미묘한 포지션이 변경된다.

우선 박사에 입학을 하면 어느 학교든 그 학교의 정식(?) 학생이 아니다. 왜냐하면 퀄 (첫번째 시험)에서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퀄  (Qualifying Exam)을 통과하면 이제 Ph.D. student라고 말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프릴림 (Preliminary Exam or Comprehensive Exam or Comp)을 통과하면, student가 candidate로 바뀐다. 즉 Ph.D. Candidate. 그 다음 마지막으로 디펜스 (Defense)를 마치면 뒤에 있던 Candidate가 사라지고 Ph.D.만 남는 것이다. 아래에 간략하게 요약해 보겠다.

 

Graduate Student - 퀄 통과 전         (한국: 박사과정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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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D. Student-----퀄 통과 후            (한국: 박사자격심사)

Ph.D. Candidate --프릴림 통과 후      (한국: 중간발표)

Ph.D. ------------- 디펜스 통과 후      (한국: 디펜스)

 

한국은 프릴림과 디펜스를 대개 1학기에 마친다고 한다. 그래서 졸업하는 학기에 3-5주 사이에 프릴림 발표를 먼저하고 학기가 끝나기 직전에 디펜스를 한다고 한다. 이 또한 학교 학과 지도교수마다 다르다.

미국에서는 이 기간이 학교마다, 학과마다, 심지어 세부전공 (Division)마다 다르다. 어떤 학과는 논문을 몇편이상 퍼블리쉬하거나 섭밋한 상태에서만 프릴림을 응시할 수 있게 해준다. 내가 있는 세부전공에서는 특별한 규정이 없지만, 일반적으로 졸업하기 1-2학기 전에 프릴림을 보게 하며, 논문 편수에 대한 기준은 없다. 한국 또한 논문 편수 규정은 없지만, 졸업을 위해선 2편이상으로 알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졸업을 하기 위해선 박사과정 졸업전에 최소한 2편의 논문을 내야된다. 왜냐하면 졸업 = 마지막학기이기 때문이다. 

     추가설명: 10여년전 국내 박사과정에서는 2편의 논문 출판 기준이 없던 것으로 안다. 이유인 즉, 박사과정 학생이 중간에 포기하거나 도망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박사과정 학생들이 자퇴를 하거나 중간에 취직을 하는 등의 이유로 지도교수(?) 계획과는 다르게 가기 때문에 이러한 규정을 만든 것 같다. 2편이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2편쓰기 힘든 전공도 있고 2편은 너무 쉬운 학과도 있을 것이다. 단지 이 2편이라는 갯수가 주는 압박이 엄청나다.

예를 들어, 박사과정학생이 1편을 쓰고, 2번째 논문을 내려고 하려는 시점에 지도교수가 임의대로 졸업주제를 바꾸거나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시켜 그 학생이 2번째 논문에 집중하는 시간을 뺏을 수 있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졸업하려는 기간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첫번째든 두번째 논문이든 교수가 무조건 분야의 탑저널만 고집하는 경우이다. 이렇게 되더라도 학생은 최소한 1-2년의 박사과정기간이 늘어난다. 이유인 즉, 탑저널이라고 하면 우선 오늘 논문을 제출(Submit)했다고 해보자. 이를 검증 받는 기간 (Review process)이 탑저널일수록 길어진다. 최소 3개월-6개월이다. 그리고 리비전 (Revision)이 돌아오면, 탑저널일 수록 리뷰어(Reviewer)의 수가 늘어난다. 기본적으론 3명인데 내가 들은 탑저널중하나는 6명이상이라고 했다. 이게 왜 문제냐면 리뷰어들끼리 전혀다른 배경지식이 있기 때문에, 논문을 잘 쓰더라도 어떤 리뷰어는 아예 리젝 (Reject)을 주고 어떤 리뷰어는 바로 억셉 (Accept)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최종 결정을 내리는 에디터(Editor)에 따라 달라지는데, 만약 리젝이 반이하라고 하면 Major Revision으로 다시한번 Revision을 내거나 아예 에디터가 또다른 리뷰어를 찾는 경우도 있다. 두번째 다른 리뷰어를 찾는다고하면 여기서 다시 3-6개월의 시간이 추가된다. 즉, 순수한 리뷰기간만 6-12개월이 걸리는 것이다. 한국의 모든 대학 교수들이 이러한 내용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탑저널을 고집하면서 박사과정 학생의 졸업을 의도적으로 늦출 수 있다. 

 

- 솔직히 이 시험을 보려고 거의 몇년 (대략 6년걸림)을 보낸 거 같다. 중간에 학교도 옮기고 지도교수도 바꾸고 아...논문주제도 여러번 바껴서 계속 봐야겠단 생각만 하고 못 봤고, 작년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서 한 학기를 미뤘기에 지도교수가 이번 학기에 무조건 보라고 해서 정말 1-2달정도 다른 건 하는둥 마는둥 했던거 같다. 어쨌든 아직까지 서류작업이 다 끝난 것은 아니기에 아직 실감이 크게 나진 않지만, 그래도 한 고비를 또 넘겼기에, 뭔가 마음은 편한거 같다.

 

앞으론 논문에 집중해야 될듯하다. 끝도없는 수업 조교(Teaching Assistant)와 정말 듣기 싫은 코스웍 (Coursework)을 아직도 하고 있고 이런저런 잡다한 미팅이며 프로젝트 리포트와 정말 귀찮은 컨퍼런스 페이프들, 아직도 진행중인 논문들과 새롭게 시작한 논문작업들등 이것저것 벌려놓기만 하고 이런저런 핑계로 어느것 하나 수습을 못했는데, 이 망할 진짜 욕나오는 프릴림이라도 끝났으니 좀 더 시간이 생길 듯 하다. 

 

2021 Spring도 끝나가는 시점에 정말정말 마지막이길 간절히 기도하는 수업 기말을 준비하고 있다가 갑자기 블로그가 생각나서 이렇게 글을 남겨 본다. 다음번엔 마지막 고비인 디펜스에 대해서 쓰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2021년 4월 24일 (토요일)

정말 하기싫은 기말고사를 준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