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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박사유학스토리]

[미국박사도전-8] 마지막 관문 = 디펜스 (Defense 또는 Final Exam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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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고비였던 프릴림을 통과하고 1년여만에 드디어 박사과정의 마지막 관문인 디펜스를 패스하였다. 

막연히 준비하기 시작한게 작년 10월경이였는데, 지도교수가 우선은 박사졸업논문(Dissertation)을 다 쓴 후에 PPT를 만들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같이 하면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박사졸업논문이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는 PPT를 만들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박사졸업논문이 어느 정도 준비된 후에는 약 2주정도 전에 심사위원들(Committee members)에게 졸업논문 초안을 보내도록 되어 있기에 우선 보낸 후 PPT를 준비하였다. 수정의 수정을 거듭한 결과 결국 2-3일전이 되어서야 최종본이 완성되었고, 슬라이드를 수도없이 보았기에, 반 강제적으로 슬라이드 순서가 외워졌다. 1시간의 시간동안 70개의 슬라이드를 발표하는 것이였는데, 발표당일 교수가 45분이내로 끝내라고 했다. 중간에 중요하지 않은 내용들은 거의 다 스킵하였고, 별 무리없이 45-50분사이에 마칠 수 있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였다.

박사 디펜스라는 것을 막연하게 알고 있었기에, 유튜브를 통해서 어떤 분위기인지 알고 싶었고, 보게 된 영상이 MIT 디펜스 영상이였다. MIT 디펜스 분위기는 거의 파티분위기였다. 나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준비하였기에 별 생각이 없었다. 그냥 발표하면 심사위원교수들이 마냥 축하해주리라 생각했다. 이 부분이 나의 가장 큰 착각이였다.

교수들은 예상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심오한 질문을 하였고, 처음 가장 중요한 질문을 나는 제대로 답하지 못하였다. 그 이후에는 이런저런 질문들이 날라왔고, 거의 멘탈이 나갈 쯤 지도교수가 도와주었다. 뭐 이래저래 하늘이 도왔다고 해야되나 그날 우연히도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총 5명의 심사위원중 2명(지도교수 포함)만이 컨퍼런스 룸에 직접 참관하였고, 나머지 3분은 Zoom으로 참석하였다. 뭐 이런저런 기술적인 문제니 뭐니 하면서 어영부영 넘어가서 그나마 잘 끝난거 같다. 이런저런 질문 세례를 받고 결국 밖에 나가 있으라고 하였고, 나는 그 시간을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석사 디펜스할 때도 같은 과정이기 때문에 이미 경험해보았다. 하지만 그 시간은 내 예상과 또 한번 다르게 가게 되었다. 밖에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랩친구들이 엄청많이 있었고 긴장이고 뭐고 할것도 없이 수다 떨다가 보니 지도교수가 들어오라고 하였고 축하한다고 하였다 "Congratulations, Dr. Jang"이라면서ㅠㅠ

진짜 그날은 너무 정신이 없어서 감사하다고만 하고 그 컨퍼런스룸에서 한시간정도 멍때리고 있었던거 같다. 진짜 한편으론 이해가 안됐고, 오로지 이 날을 위해 수년동안 고생했다는게 좀 억울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에겐 그저 평범한 수요일 저녁을 나는 힘겹게 보내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그 디펜스라는 것을 결국 패스하였고, 이제 남은 건 논문수정 후 제출과 취업만이 남아있는 시점이다.

 

2022년 3월 2일 (수요일)

마스크 안쓰다가 독감 제대로 걸려서 겨우 정신차리게 된 수요일에...